고3시절, 2017수능을 보고 난 이후에도 역시 저는 국어를 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재수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고생 한 번 더 할 바에는 그냥 아쉽더라도 점수에 맞춰 가자는 것이 당시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바람과는 달리 정시에서 모두 불합격을 하게 되었고, 어떻게든 재수를 피해보고자 추가모집에서도 10군데 가까이 되는 학교를 지원했지만 모두 불합격하게 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결국 재수학원에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3월 2일, 다른 재수생들 보다는 조금 늦은 시기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재수생활 초반,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린 생활패턴과 너무나도 낯선 환경이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아침 7시가 되기도 전에 집을 나서고 저녁 11시 가까이 되서나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감당하기 힘이 들었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도 힘들고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외롭고 피곤한 생활을 하기 3일째, 학원에 적응하기 너무너무 힘들었던 저는 학원에 가기 싫다고, 3월까지만 다니다가 끊게 해달라고, 독재를 하면 더 많은 공부시간이 확보될 뿐만 아니라 더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다고 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너무나도 완고하게 안 된다며 거절을 하셨고, 저는 너무 서러운 마음에 펑펑 울었습니다. 3월 5일 일요일 저녁의 일이었습니다. 그 이후, 이왕 이렇게 된 거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공부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잡생각을 줄이고자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식사시간을 제외한 모든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자습시간에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하루에 얼마나 오랜 시간 앉아있었으면 저를 ‘의자왕’이라고 불러주는 반 친구도 있었습니다. 공부가 재밌거나 하고 싶어서 그렇게 열심히 했던 것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일찍부터 더 높은 학교를 가기 위해 재수를 결심하고 들어온 같은 반의 최상위권 친구들과 달리, 저는 중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해야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공부할 때는 물론이고, 쉬고 있는 시간에도 공부를 하며 다른 친구들을 따라 잡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첫 모의고사에서 반 중간 등수에도 미치지 못했던 제가 점차 성적이 오르며 두 달 만에 60명이 넘는 반에서 4등을 하는 놀라운 성장을 이루게 되었고, 이후에도 높은 등수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성적상승을 이루기까지 물론 저의 노력도 있었지만, 학원 시스템과 선생님들의 영향이 컸습니다.
먼저 청솔학원을 다니고 있던 친구들에게 학원 관리가 철저하다는 것과 선생님들의 수업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저는 저를 철저하게 관리해주고 감시해 줄 시스템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재수학원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큰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운이 좋게도 제가 부족했던 국어 과목에서 뛰어난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특강을 굳이 듣지 않아도 수업만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성적 향상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특별히 국어과목에 대해서만 언급했지만, 다른 모든 과목에서도 뛰어난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성적을 올리는데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자기 공부시간을 확보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 자기 공부시간이 줄어들더라도 옳은 방향으로 학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선생님들이 이끌어주시는 방향으로 믿고 따라가다 보니 점수가 자연스럽게 올라갔고, 수능에서도 탐구1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초, 선배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며 부러워하고 있던 제가, 내년에 후배들이 읽을지도 모르는 합격수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참 감격스러우면서도 감사한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을지 모를 2019수능 수험생 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학원에서 선생님들이 하라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도움이 되면 더 됐지 해가 될 건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분명 경험하시게 될 건데 하루에도 수십 번 기분이 오락가락 할 거고, 한 번 더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수험생활 내내 있을 거예요. 그럴 때 계속 생각하면 끝도 없고 더 우울해지기만 하니까, 결과는 나한테 달려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공부에 집중하세요. 그렇게 하루 이틀 보내게 되면, 분명 수능 끝에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그리고 진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문과시라면 꼭꼭 아랍어 선택하세요! 저도 설마 아랍어보다 탐구를 못 보겠어? 했다가 처음으로 수능에서 정말 그렇게 됐어요. 선생님 말씀 들어서 나쁠 게 하나도 없어요. 어쨌든 수험생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제 글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인생 선배로서 많은 조언들을 해주시고, 응원의 말씀 해주시며 제 재수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당청솔학원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저에게 먼저 다가와 주었던, 많은 웃음을 주었던 반 친구들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2017수능 |
국어 |
수학 |
영어 |
사회문화 |
생활과 윤리 |
제2외국어 |
백분위 |
67 |
87 |
90 |
90 |
93 |
- |
등급 |
4 |
2 |
2 |
2 |
1 |
- |
2018수능 |
국어 |
수학 |
영어 |
사회문화 |
생활과 윤리 |
아랍어 |
백분위 |
93 |
95 |
- |
79 |
97 |
96 |
등급 |
2 |
1 |
1 |
3 |
1 |
1 |